함초의 속내 by 영두리

가을보다 깊은

이글루스에서 남모님의 글을 읽다가 잠시 망설임 끝에 트랙백하게 됩니다.
트랙백이 누가 될 것 같아 잠시 망설였지만, 링크를 보관하는 행위로서의 선택이었음을 양해바랍니다.

그 포스트에는 함초에 대해 적혀 있습니다.

"일전에 맛을 본 함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도 희한한 맛이 어서 주방장에게 물어보니 함초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갯벌이나 염전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라고 한다. 해초가 아닌 육지식물이라 바닷물에 잠기면 그 생을 마감해야 하면서도 평생을 - 한해가 고작인 일생에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이 미안하다 -  바닷가에서 바닷물로 소금을 흡수하며 자라는 지구상에서 몇 안 되는 염생식물로,  소금기가 많은 갯벌일 수록 잘 자란다고 한다. 생활상이 아주 원시적이며 또한 본능적인 생존기능이 탁월하여 짠 염전의 구석에서 자라면서도 그 체내에는 어떤 종류의 식물보다도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여러 종류의 질병치료와 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천연식품이라고 한다. 안으로 그 많은 소금기를 머금고도 함초는 속이 쓰리다고 한숨을 쉬거나 쉬이 지치지 않는다. 바닷가 사람들은 안다. 스스로 자라 안으로 안으로 염분을 채워 살아가는 함초라는 식물의 효용을. 그리고 그들은 배우지 않았을까 싶다. 모두가 마다하는 것을 속에 채우고 감내하면서도 다른 이에게 일절 투정을 부리지 않으며 다만 말 없이 살다가 가는 묵묵하고 장엄한 생의 이야기를. "

갯벌의 소금기를 흡수하며 자라는 염생식물, 그러면서도 육지식물인 까닭에 바닷물에 잠기면 안 되는 기구한 운명이네요.
그 속에 소금기가 꽉 차서 마디마디가 퉁퉁 부어 있어서 '퉁퉁마디'라고도 하나 봅니다.
아직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함초를 따서 들어보면 묵직한 느낌을 줄 정도로 밀도가 높다고 하고,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꽤 즐겨찾는 천연건강식품인가 봅니다.


일전에, 지하철 입구에서 나눠주는 무가지 신문을 읽다가, 사진 한 장과 글 하나를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제목은 '잔인한 짓' 비슷한 거였고, 사진은 '바닷가에 있는 회집의 수족관 모습'이었습니다.
(기억만 할 수 있다면 인터넷을 뒤져서 스크랩해두는 건데... 요새 망각력이 날이 갈수록 뛰어나집니다.)

그 수족관에는 물고기, 아니 생선이 있습니다.
그가 있는 것은 '살고 있다'고 하기보다는 '기다리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그는 바다를 보면서, 때를 기다리면서 수족관에 갇혀 있습니다.
정말이지, 잔인한 짓입니다.

함초도 그럴까요?
바다의 염분을 먹어야 삽니다. 하지만, 바다에 몸을 담글 수는 없습니다.
그리워하면서도 하나가 되지 못한 채,
그에 대한 생각만으로 마디마디 퉁퉁 채운 채,
오늘도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제가 그네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속에 꽉찬 염분만큼이나 바다에 대한 그리움도 더할 거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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