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끌림 - 이병률 산문집 └ 독서 감상란


책이름 : 끌림 - 이병률 산문집
글쓴이 : 이병률
펴낸곳 : 달
펴낸때 : 2판 11쇄 2011년 10월 15일
파는값 : 13,000원




시인, 이라고 하는데, 그의 시보다는 사진과 산문을 먼저 접하고야 말았다.
이 책을 잡기 전 읽었던 '느낌의 공동체'에서도 그에 대해 소개했던 대목이 있었는데, 참 따스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구나, 싶다.

책을 읽으며, 여행을 풀어내는 재미를 느낀다. 공간을 대하는 느낌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는 그의 내공에 감탄한다.
손에서 가까운 곳에 두고, 언제든지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고 싶은 책.



몇 군데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에는 페이지 수가 존재하지 않아 다시 찾아볼 때에는 애먹을 듯.



이야기 하나.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이야기 다섯. "이봐요. 구슬이 떨어지면 그 끝을 보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야 그 구슬을 주을 수 있어요."

이야기 여덟. "거북이의 그 속도로는 절대로 멀리 도망가지 않아요. 그리고 나보다도 아주 오래 살 테니까요."

이야기 열하나. '여인의 향기' 포스터에는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라는 문구가 있다고 한다. 이병률 시인은 이 말을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라고 읽는다. (원문은 아니고 나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인용)

이야기 열아홉.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이야기 스물둘. "자신의 직업은 파리를 여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리 토박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파리를 여행하는 게 일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이야기 스물다섯. "예전에 우리는 무인도였대요. 그때 우리는 나 말고 다른 존재가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어서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우리는 그렇게 혼자였대요. 그런데 혼자인 게 너무 힘이 들어서 다른 무인도하고 가까워지면 어떨까 생각했대요. 그래서 무인도는 하나씩 둘씩 가까워지고 그게 땅이 됐대요. 예전에 무인도였던 우리는 무인도를 만나 더 이상 무인도가 되지 않은 거래요."

이야기 쉰아홉. "집에 가기 싫어 여관에 간다..... "

이야기 예순다섯. "단지 여인의 아름다움에 홀려 돈도 받지 않고 거저 포도송이를 건네 주었다면 또다시 그 여인을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포도나무까지 돈도 안 받고 선물했다면 여인은 굳이 이곳에 포도를 따러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무례하지만 돈을 받음으로써 그녀가 그곳에 와야 하는 이유까지도 선물했던 겁니다."

그 외 많은 이야기, 그리고 여기에 옮겨담지 못한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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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 ├ 찰.나.캐.치(포토)



밤의 초입에서

줄기줄기 윤곽만 남다.




4.23. 충북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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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뫎'이라는 단어 ├ 영두리의 사는 이야기

신형철 산문집 '느낌의 공동체'를 읽다가, '뫎'이라는 단어를 발견하다.

몸과 맘(마음)과 말이 하나의 덩어리로 엉킨 개념으로, 출처는 소설가 박상륭 선생이라고 한다.

뫎,

한 글자로 쓸 수 있듯이, 그들이 한 몸처럼 따라줄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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